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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사는 게 더 힘들 것 같아요. ●재입북에 공감하는 탈북민들

임영재 2022. 1. 5.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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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북한으로 돌아간 사람들의 심정을 알 것 같아요. 월북은 무섭지만 여기 사는 게 더 힘들어서 그랬던 것 아닐까요.(안모 씨47서울 양천구 거주)

이달 1일 한 탈북자가 최전방 철조망을 넘어 재입국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탈북자 사회가 술렁이고 있다. 월북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그가 생활고를 겪으며 한국사회 적응을 어렵게 한 것으로 알려지자 탈북민들 사이에서는 일부 동정하는 분위기도 나오고 있다.


2005년 탈북 후 한국에서 같은 탈북 여성과 가정을 꾸린 안 씨는 "아이 친구들이 '너희 아버지는 저쪽에서 온 사람이다', '나라를 배신하고 온 도망자다'고 했다는 말을 들으면 큰 상처가 된다"며 "한국에 와서 가정을 꾸리고 사는데 월북하는 쪽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북한인권정보센터가 지난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응답한 탈북자는 전체의 18.5%로 2020년(14.8%)보다 3.7%포인트 늘었다.

탈북자 중에는 특히 최근 차별적인 시선이 강해졌다고 느끼는 사람이 적지 않다. 탈북자 출신인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핵무기나 미사일 발사 등) 북한의 도발이 있을 때는 차별 발언이 심해지는 것을 느낀다며 탈북민들은 북한 정권의 피해자인 만큼 정권과 분리해 봐 달라고 요청했다. 지난해 북한인권정보센터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20.9%가 지난 1년간 탈북자라는 이유로 차별받았다고 답했다.

특히 고용시장에서 소외감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2014년 엄마와 탈북해 2017년 한국에 온 문모 씨(24)는 20, 30대 탈북민 청년들이 제대로 된 직업교육을 받지 못해 상당수가 막노동을 하고 있다며 평생 경제적 하위계층으로 살 수도 있다는 좌절감을 느껴 (북한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이들도 있다고 말했다.

북한에서 의사로 일하다 탈북해 김포공항에서 6년간 물품 검사 일을 했다는 탈북민 김모 씨(58)는 취업 자체도 어렵지만 우리는 막상 일을 시작해도 남한 사람보다 돈을 적게 받고 일하는 셈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조사에 따르면 2019년 기준 탈북자 평균 임금은 204만7000원으로 전체 임금근로자(264만3000원)의 77.4% 수준이었다.

전문가들은 탈북자들이 한국 사회에 소속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윤여상 북한인권정보센터 소장은 "쌀이 없어 북쪽으로 돌아갔다는 얘기는 한 번도 듣지 못했다"며 "(탈북민들이) 관계가 단절되고 차별과 소외를 겪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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