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모습을 노래로 풀어보고 싶고 변화의 물결 사이를 즐겁게 달리고 싶어요.
스물세 살의 뮤지션 킴 레어(Reah Keem)는 과거 한 패션잡지와 인터뷰에서 이런 포부를 밝혔다. 서울에서 태어났지만 온 가족이 거제도로 내려와 자연을 벗 삼아 살았다. 새소리 파도소리 나뭇잎 출렁이는 소리를 들으며 자랐고 이런 일상 속의 소리를 음악으로 만드는 영국 음악가 매튜 허버트를 동경했다.
그런 그가 이제 본격적으로 대중 앞에 선다. 이미 1만4000여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거느린 김레아는 많은 누리꾼으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귀엽고 청순한 외모는 물론 수준급의 통기타 실력까지 공개된 덕분이다. 그러나 사람들의 눈을 사로잡은 김레어만의 비밀은 따로 있다. 실재하지 않는 가상인간이라는 것.
김 레어는 LG전자가 제작해, 작년 처음으로 공개했다. 모션 캡처 작업과 딥러닝 기술, 자연어 학습 등을 통해 목소리를 부여해 움직임을 구현했다. 내아라는 이름에는 '미래에서 온 아이'라는 의미가 숨겨져 있다.
LG전자는 6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IT 가전 전시회 CES 2022′에서 김레어 데뷔 음반 발매 계획을 밝혔다. 올해 안에 발표되는 첫 앨범에는 현재 작업 중인 김 레아의 자작곡이 담길 예정이다. 또 가수 윤종신이 대표 프로듀서로 있는 엔터테인먼트사 미스틱스토리와의 협업도 계획돼 있다.
이 날 선보인 「LG 월드 프리미어」영상에는 김 레아가 댄스곡에 맞추어 추는 뮤직 비디오의 일부도 공개되었다. LG전자는 앞으로 MZ 세대(1980~2000년 초 출생)를 겨냥한 브랜드 홍보와 비대면 마케팅 활동에도 김레아를 적극 기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앞서 김 레아는 패션잡지 데이즈드와의 인터뷰에서 "가상 휴먼이라고 해서 그것이 나의 존재를 정의하는 것 전부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온라인에서 음악과 아트, 대화를 통해 나도 충분히 소통하고 성장할 수 있다. 내게 현실 세계에 존재하느냐고 묻는다면 아니라고 대답하겠지만 당신은 정말이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내가 만든 음악과 나의 메시지에 공감하고 좋아해 주는 분이 한 분이라도 있으면 참 좋겠다"며 "단순히 음악만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비주얼 아트, 패션 등 다양한 요소와 협업을 통해 함께 참여하고 즐기는 문화 콘텐츠를 전달하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