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취 상태로 차를 몰던 한국의 현역 프로농구 선수가 경찰에 붙잡혔다. 차를 몰고 보행자 계단을 내려가려다 입건됐다고 한다. 경찰에는 여자친구가 운전했다고 거짓 진술까지 했다.
21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중부경찰서는 프로농구 삼성썬더스 소속 정기범(27) 씨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 중이다. 정 씨는 음주운전과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는 일반적인 공무집행 방해와 달리 상대를 속여 오인 착각 부지를 일으키도록 한 경우에 적용된다.
정 씨는 19일 밤 10시경 인천 영종도 운서동의 한 도로에서 술에 취해 운전하다 검거됐다. 경찰은 차량이 계단에 걸려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해 빈자리인 흰색 승용차를 발견했다. 조수석에는 정 씨의 여자친구인 20대 A 씨가 앉았고 정 씨는 뒷자리에 있었다.
경찰이 운전사가 누구였는지 묻자 정 씨는 대리운전사가 사고를 내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경찰이 정 씨가 대리운전사라고 제시한 번호로 전화했지만 기사가 아닌 보험사 관계자가 전화를 받았다.
이후 정 씨는 경찰에 여자친구가 운전했다고 말했고 A 씨도 내가 운전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경찰은 주변 폐쇄회로(CC)TV 화면을 통해 운전자를 정 씨로 지목했다. 경찰은 이들이 허위 진술을 했을 것으로 보고 A 씨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했다.
적발 당시 정 씨와 여자친구 A 씨 모두 혈중 알코올 농도는 현행법상 면허정지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경찰관이 정씨와 A씨를 1차 조사한 뒤 우선 귀가 조치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