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정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 측이 정용학 회계사의 녹음 파일 전체를 법정에서 들으라고 요구했다. 녹취 내용 전후의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140시간짜리 녹음 파일을 모두 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지만 검찰은 이해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이 같은 주장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이준철) 심리로 18일 열린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 5명의 재판에서 나왔다. 이날 법원이 140시간에 이르는 정용학 녹음파일 가운데 피고인별로 들어야 할 부분을 특정해 듣는 방식으로 증거조사를 하는 게 어떻겠느냐고 제안한 데 대한 반응이다. 김만배 씨 측 변호인은 이 사건의 녹음 파일 자체가 정용학 씨에 의해 선별됐고 검찰에서도 선별돼 녹음 전후로 어떤 맥락이 있는지 모르겠다. 전체 파일을 처음부터 끝까지 듣는 게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쉽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에 허언이 존재하기 때문에 피고인들에게 어떤 맥락인가가 중요하다"고 했다. 변호사 남욱 씨도 피고인이 (대화) 상황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어떤 맥락에서 대화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 대화 내용을 구속된 피고인이 확인할 방법이 없다며 법정에서 전체를 회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반발했다. 녹음파일 전체에 대한 속기록이 있고 녹음파일 전체를 피고인 측에 복사했는데 법정에서 전문을 함께 듣자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는 것이다. 검찰은 정영학 녹음파일 전체를 속기하고 선별제출 논란을 피하기 위해 모두 제출했다. 녹음파일 전체를 재판 초기에 피고인에게 복사했는데 (어느 부분이 허언인지) 구체적인 특정 없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전체 파일이 140시간 정도인데 모두 듣는다면 1분기에 끝낼 수 없다. 양측에서 좀 더 구체적으로 의견을 구하라 아니면 어쩔 수 없이 증거에 대해 모두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