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금 8억원을 받아내기 위해 내연남과 함께 남편을 공모해 살해한 뒤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는 이은혜(31여) 씨와 공범 조형수(30) 씨가 공개 수배됐다. 이 중 숨진 남편 A 씨(사망 당시 39세)가 과거 이 씨에게 보낸 메시지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지난달 30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가평계곡 사건 미공개 카카오톡 내용이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은 사건 발생 전 A 씨가 이 씨에게 보낸 카카오톡 메시지 화면을 바꾼 것이다. 대화 내용을 보면 생전에 A 씨는 이 씨에게 여러 차례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했다.
A 씨는 전기료 석 달치 3만8000원이 없어 이 씨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했다. 「한개월 늦는 것은 아니다. 석 달치나 밀렸고 아껴 쓴 것이다. 전기세 좀 도와줘. 변명하자면 이달에는 21일에 월급을 받고 그때 전기세를 내려고 했는데 14일에 전기를 끊어버린다고 했다. 이런 부탁을 해서 미안하다고 보냈다.
또 A 씨는 나 너무 배고프다. 안경도 사고 싶고, 운동화도 사고 싶고, 라면 살 돈도 없다고 은행계좌를 확인했다. 그의 통장 잔액은 0원이었다.
"월급 받은 걸 다 보내서 돈이 하나도 없다"며 "1만원만 입금해 달라.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와 생수를 사먹는다. 돈 빌릴 곳이 없다고 호소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A씨는 "돈이 생기면 신랑과 안경과 운동화를 사줘요. 신발이 찢어져 창피하다며 찢어진 신발 사진을 보냈다.
A 씨는 한 기업에서 15년 동안 연구원으로 일하면서 6000만원 수준의 연봉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혼 전 잘살던 그는 사망할 무렵 개인회생까지 신청했다고 한다. 그래서 심각한 생활고도 이 씨와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가평계곡 사건'과 관련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운영하는 한 누리꾼은 "A씨가 안경이 고장 났다며 사달라고 했지만 A씨가 사주지 않아 한 달 동안 안경 없이 지냈던 친구가 3만원(약 3만원)짜리 안경을 사줬다"고 말했다. 이 안경도 이 씨와 물놀이를 하다가 벗겨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A씨는 한 달 전부터 돈이 없어 먹지 못하고 몸무게가 7㎏이나 줄었다"며 이씨를 엄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인천지검 형사2부는 이달 30일 살인미수, 보험사기방지특별법 위반미수 혐의로 불구속 기소돼 조사를 받던 중 달아난 이 씨와 조 씨를 지명수배했다.
이들은 2019년 6월 30일 경기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수영을 못하는 A 씨의 남편 A 씨에게 다이빙을 강요해 익사시킨 혐의를 받고 있다.
이 범행에 앞서 2019년 2월 강원 양양군의 한 펜션에서 A 씨에게 복어 고환과 피 등을 섞은 음식을 먹여 숨지게 했으나 독성이 치사량에 미치지 못해 미수에 그쳤다. 또 3개월 뒤에는 경기 용인시의 한 낚시터에서 A 씨를 물에 빠뜨려 숨지게 했으나 지인이 발견해 A 씨가 물 밖으로 나와 미수에 그쳤다.
이들은 지난해 12월 한 차례 조사를 받은 뒤 현재까지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