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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 매몰 광부들 221시간 만에 기적의 생환 모닥불을 피우고 추위를 견딘 것 같다

임영재 2022. 11. 5.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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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적이 일어났다. 민·관·군의 노력과 가족의 간절한 소원이 기적을 만들어냈다.

지난달 26일 오후 6시 봉화아연 광산에서 갱도가 막혀 고립된 광부 2명이 고립 221시간 만인 4일 오후 11시 3분경 소방구조대원과 광산구조대원에 의해 모두 무사히 구조됐다. 광부들은 경북 안동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건강 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북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매몰사고로 고립된 박모(62) 작업반장과 박모(56) 보조작업자는 사고 지점 인근 갱도에서 구조대에 의해 발견됐다.

초조하게 구조 과정을 지켜보던 작업반장 박 씨의 가족과 구조대원들은 환호성을 질렀다. 한 광부 가족은 구조대와 어깨동무를 하고 폐광도에서 걸어왔다고 말했다.

 

 

이들은 지난달 26일 오후 6시경 제1수직갱도 지하 190m 지점에서 수평으로 70m가량 거리의 갱도에서 광맥을 조사하던 중 쏟아진 고운 모래형 토사로 갱도가 막혀 고립됐다. 갯벌 형태의 토사는 제1수갱 지하 46m 지점의 다른 갱도를 통해 밀려온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해당 갱도에는 모두 7명이 작업 중이었다. 2명은 스스로 대피했고 3명은 광산 측이 마련한 구조대의 도움으로 구출됐다.

하지만 박씨 등은 자체 구조에 실패해 사고 발생 14시간이나 더 지난 27일 오전 8시 34분에 119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구조대는 광산, 한국광해광업공단(광해공단), 산업통상자원부 등과 구조대를 편성, 구출 통로를 확보했으나 갱도 곳곳이 막혀 어려움을 겪었다. 구조대는 반대편 제2수갱을 통해 내려와 과거 채광해 사용하지 않던 갱도의 낙석 등을 제거했다. 바닥에는 광차가 지나갈 수 있도록 레일을 깔고 또 갱도가 무너지지 않도록 보강하면서 전진했다.

마지막 남은 30m 구간의 통로를 개척할 때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이날 오후 3시경에는 5m가량 전진하다 갑자기 천장 일부가 무너져 2m 후퇴하는 일도 벌어졌다. 하지만 나머지 구간의 장애물이 상대적으로 적어 예상보다 하루 이틀 일찍 구조에 성공할 수 있었다. 지상에서는 지난달 29일부터 민간, 광해공단, 군부대 천공기까지 총 12대를 동원해 대피 예상 지점을 시추하고 비상식량과 의약품을 보냈다.

구조 관계자는 "낙석 구간이 주로 석회암석 지대여서 예상보다 빨리 통로를 개척할 수 있었다"며 "고립된 광부들은 피난 공간에서 추위를 막기 위해 비닐을 치고 모닥불을 피워 체온을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967년 여름 국내에서는 충남 청양군 사양면(현재 남양면) 구봉광산에서 갱도 붕괴로 고립된 광부가 16일 만에 구조되기도 했다. 그해 8월 22일 오전 8시 갱도가 부러지면서 갱도가 무너지고 지하 125m 지하에 고립된 광부는 물만 마시며 추위와 굶주림을 견디다 9월 6일 무사히 구조됐다. 당시 갱도 역시 이번 봉화아연 광산처럼 기온이 15도 이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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