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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보고 입덕'...팬카페 회원 470%↑뜻밖의 '팬 천둥'

임영재 2022. 1. 17.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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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을 보고 팬이 됐어요. 정말 사이다는 김건희 씨였네요."

윤석열 국민의 힘 대선 후보의 부인 김건희 씨가 팬들에게 뇌격을 당했다. 한 온라인 카페의 팬카페 회원 수는 16일까지 200명 안팎이었지만 단 하루 만에 1000명이 넘는 신규 회원이 몰리면서 477% 급증했다. MBC가 김건희 씨의 7시간 통화기록 일부를 보도한 직후 일어난 기현상이다.


17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건희 여사 팬카페' 회원 수는 이날 오후 1240명을 돌파했다. 지난달 19일 등록돼 15일까지 가입한 회원은 215명이었지만 16일 오후 9시를 기준으로 신규 가입자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규모를 6배로 늘렸다. 특히 최근 보름 동안 신규 회원이 단 2명에 그쳤던 점을 보면 벼락 인기가 폭발한 셈이다.

건애 회원이 급증한 시점은 전날(16일) MBC 시사프로그램 스트레이트가 김 씨가 서울 목소리, 이명수 기자와 나눈 통화 내용 일부를 방송한 시각과 일치한다. 당일 오후 9시 56분 팬카페에 가입했던 한 회원은 방송을 보고 팬이 됐어요. 걸크러시, 괜찮아, 정확한 정치권도 읽고 영부인 합격!이라는 글을 남겼다. 현재 총 448개의 댓글 중 258개(58%)가 신규 회원들의 댓글로 채워져 있다.

김건희 팬덤은 의외의 현상이다. 야당은 MBC가 녹화 내용 보도를 예고하자 법원에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내는 등 파장에 대비했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정반대의 결과가 나온 셈이다. 김 후보자의 일부 발언이 논란의 여지를 담고 있지만 핵폭탄 발언은 없었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오히려 여당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김 후보자의 발언 수위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김 씨에 대한 호감 여론은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2030세대가 주 이용층인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녹음 기록이 공개된 뒤 확실히 윤석열을 지지한다" "김건희 통찰력에 감탄했다. 현재 대한민국의 최대 문제점을 꿰뚫어보고 있다 김건희 매력있네 등 수백 건의 반응을 보였다. 다른 카페에서도 "김건희가 한 말 중 틀린 말이 하나도 없다" "기대를 많이 했지만 문제되는 발언은 하나도 없다" "MBC가 김건희 의혹만 해소시켜줬다"는 등의 댓글이 올라왔다.

MBC 보도를 통해 공개된 김 씨의 일부 발언은 논란의 소지가 명백하다. 김 씨는 이명수 기자와의 통화에서 미투(Me Too나도 당했다) 운동을 비하하거나 언론사 기자에게 억원대의 보수를 제시하며 캠프 합류를 타진하는 등 잘못된 인식을 드러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중구에서 열린 불교지도자포럼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어쨌든 많은 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주목할 점은 여론이 반감과 호감으로 양분된 점이다. 정치권은 김 후보자에 대한 낮은 국민적 기대가 오히려 극적인 역작용을 일으켰다고 분석하고 있다. 논란의 여지와는 별도로 김 내정자가 사회 현안에 대한 명확한 견해를 밝히면서 정부를 강도 높게 비판하는 모습이 확산되면서 긍정적인 재평가가 확산됐다는 분석이다. 이른바 'MZ 세대'로 불리는 청년층은 김씨의 '사이다 발언'에 화답했다는 해석도 있다.

'조국의 적은 민주당'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김 씨는 통화에서 조국 수사를 그렇게 크게 할 생각은 없지만 검찰을 너무 공격해 이렇게 싸움이 벌어졌다며 빨리 끝내야 하는데 유튜브나 유시민 같은 곳에서 계속 내 위상을 높이기 위해 (사건을) 키워왔다고 말했다. 진보진영이 조 전 청장을 수호하기 위해 편 논리가 대중에게 내적인 남프랑스로 인식되면서 공분이 커지자 조 전 청장을 벼랑 끝으로 내몰았다는 취지다.

경희대 공공거버넌스연구소 최진원 교수는 "김씨의 '조국의 적은 민주당' 발언은 여당 내에서도 입에 담지 못했던 말이었다"며 "대중에게는 가려운 곳을 긁어 주는 사안을 꿰뚫고 있다는 인상을 줬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한마디로 요약하면 대중이 '베일에 가려 있던 김건희'를 재발견한 사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 힘은 김 후보자에 대한 여론의 변화를 세심하게 챙기면서도 파문에 대비해 몸을 낮추는 분위기다. 한 선대 관계자는 MBC 이후 주로 2030세대와 40대에서 긍정적인 반응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 모든 일에 신중해질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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