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키예프)로 향하던 60km가 넘는 긴 러시아군 차량이 연료 부족 등의 이유로 사실상 진군을 중단했다고 영국 방송 ITV가 미국 국방부 관리의 말을 인용해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영국 국방장관도 러시아군의 보급 문제로 진군이 매우 늦어지고 우크라이나군의 효과적인 저항 때문에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미 국방부 당국자는 "여러 사례를 보면 행렬에 말 그대로 연료가 바닥났다"며 "이제 러시아는 병사들에게 먹일 음식까지 동나기 시작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 언론은 지난달 28일 민간 위성사진을 분석해 길이 64㎞의 차량 행렬이 키위우 도심에 27㎞가량 접근하고 있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장갑차, 전차, 대포, 지원차량 등으로 구성된 행렬은 키이우 포위작전과 무차별 포격에 동원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았습니다.
실제로 러시아는 당초 전광석화처럼 주요 도시를 점령해 우크라이나 정권을 붕괴시키겠다는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저항으로 러시아군의 전술도 전격전에서 거점도시 포위 공격으로 바뀐 상태입니다.
미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군은 지난 24시간 동안 키이우를 향해 거의 전진하지 못했다며 아마도 계속되는 보급문제의 결과라고 말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전쟁터에서 군용 차량 행렬이 이렇게 길게 늘어선 것은 전략적으로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공습으로 그대로 노출될 위험이 크기 때문이죠.
영국도 러시아군의 퀴브 진군이 정체돼 있다고 비슷한 진단을 내렸습니다.
벤 월리스 영국 국방장관은 영국 스카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의 침공이 계획보다 상당히 늦어진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월레스 장관은 "러시아군 보급에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높고 우크라이나군의 효과적 저항 때문에 상황이 더 악화됐다"고 분석했습니다.
러시아가 이날 크림 반도와 가까운 흑해 연안 항구도시 헬슨을 완전히 점령한 것도 지리적으로 러시아군의 보급기지로 삼기 좋은 곳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실제로 러시아군이 상점에서 음식을 훔치는 영상이 내부 폐쇄회로(CC)TV 등에 찍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속속 올라오고 있습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분석업체 시빌라인의 최고경영자(CEO) 저스틴 클램프는 러시아군이 상점에서 음식을 훔치고 있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며 크림 반도로 이어지는 수로를 통제하고 지속적인 보급을 위해서도 러시아군이 이 지역을 점령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우크라이나는 2014년 러시아가 크림 반도를 강제 병합하자 이 지역에 물 공급을 끊고 식수 파동을 겪게 했습니다.
한편 세르게이 르드리앙 프랑스 외무장관은 이날 프랑스 2TV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도시를 포위할 위험이 있으며 이번 전쟁에서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고 AFP가 전했다. 그는 러시아군의 기습공격으로 빠르게 승리하려던 계획이 우크라이나의 저항으로 무산됐기 때문에 도시를 포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루드리안 장관은 우크라이나 남부 헬슨이 함락돼 하르키우(하리코프), 마리우폴리, 수도 키이우가 포위 위험에 처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시리아와 체첸을 언급하며 러시아인들은 이것(포위작전)에 익숙해져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시리아 제2도시 알레포는 보급로와 퇴로가 끊긴 상태에서 장기간 포격을 받아 폐허가 되었습니다.
현재 러시아군의 공격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와 하루키우에 집중되어 있으며 특히 하루키우에는 공수부대를 통한 주요 거점공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하루키우는 우크라이나 북부를 대표하는 제2의 도시입니다. 제2의 도시를 함락하는 것은 수도만을 남겨둔 상황에서 전세를 뒤집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영국 합동군 사령관 출신인 리처드 밸런스 예비역 장성은 "할키우가 완전히 점령되면 군사적으로 키위우 전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러시아군 입장에서는 "중대한 군사적 승리"가 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