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서철인 7~8월을 피해 일찍 여름휴가를 떠나는 이른바 '얼리 휴가족'이 올해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조금이라도 번잡하지 않고 더 아껴 여행을 다녀오겠다는 '스마트 컨슈머'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22일 한국관광공사가 집계한 국민 출국자 수 통계에 따르면 비수기로 꼽혔던 6월 출국자 수가 최근 5년간 연평균 12.7%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연평균 증가율인 8.3%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대표적 성수기 기간인 7월(9.5%)과 8월(5.8%) 증가율보다 37%포인트가량 높았다.
이 같은 트렌드는 제주항공이 자사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다. 올 여름휴가를 계획하고 있는 응답자 중 42%가 성수기인 7~8월을 피해 5·6월이나 9·10월에 휴가를 떠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응답자 10명 중 4명 이상은 '여름 성수기 휴가'를 고집하지 않는 셈이다. 특히 성수기를 피해 휴가를 간다고 답한 52%는 '성수기(7~8월)에는 여행 비용이 비싸기 때문' 이 시기를 선택했다고 답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팬데믹이 지난 뒤 처음 맞는 이번 휴가를 '비수기'로, '가까운 해외'에서 보내겠다는 응답자가 많은 것도 눈에 띄었다. 해외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의 대부분(88%)은 일본 중국 동남아 등 중단거리를 선호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31%는 '항공권 가격, 현지 물가 등 여행 비용이 저렴하기 때문'에 중·단거리 여행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항공업계는 중국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으로 증가한 항공 수요와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하는 트렌드와 맞물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경기침체가 이어지면서 올해도 비슷한 흐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빠른 휴가족'을 위해 몽골 울란바토르·베트남 호치민·일본 오이타 노선에 대한 항공권 프로모션을 31일까지 진행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