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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넘은 성 비하·욕설 난무…BJ 죽음으로 몰고 간 '엑셀 방송' 질타

임영재 2023. 6. 20.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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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중 극단적 선택을 한 레이싱모델 출신 유튜버 임지혜(37)씨가 숨진 가운데 사고 직전 임씨가 한 방송 콘셉트에 대한 비판이 일고 있다.

지난 11일 임씨는 생방송 중 인터넷 방송인들과 음주방송을 진행하며 다른 BJ들과 다툼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엇보다 이 방송 콘셉트 자체가 BJ(인터넷방송 진행자) 간 자극적 경쟁을 유도하는 문화였기에 한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일명 '부천 헬파티'로 불리는 이 방송은 시청자들의 후원을 이끌어내기 위해 BJ 간 자극적인 경쟁을 유도하는 진행 방식을 취하고 있었다. 방송에 참여한 시청자가 후원금 5만원을 내면 BJ가 술을 마시는 게 규칙이었다. 그리고 후원금을 많이 받은 BJ는 방송 내에서 더 높은 서열을 차지했다.

당시 가장 많은 후원금을 받은 A씨는 후원 순위 우위에 따라 임씨에 대한 악플을 이용해 그를 점차 자극했다. A씨는 울고 있는 임씨를 향해 "벽을 보고 울어서 재수가 없어서", "아이를 팔지 말라"며 지나친 발언을 서슴없이 쏟아냈다. 여러 차례 이런 발언이 이어지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증폭됐다. 하지만 방송 주최자였던 B씨는 이 같은 상황을 사실상 방치했다.

같은 자리에 있던 방송인들도 마찬가지였다. 이들은 자신들을 위한 후원금만 요구할 뿐 두 사람의 갈등을 중재하는 데는 소홀했다. 방송 댓글란 여론에 따라 임씨를 비난하거나 꾸짖기도 했다. 심지어 성폭력으로 보이는 신체 접촉이나 발언도 했다.

해당 술 먹방에 참여한 BJ들은 대부분 스트리밍 플랫폼 아프리카TV에서 활동하던 중 문제를 일으켜 영구정지 조치를 받고 유튜브 등에서 방영하던 인터넷 방송인이다. 이들은 이전부터 아프리카TV에서 '엑셀방송'이라는 이름으로 인기를 끌던 방송 형태를 보다 자극적인 술 먹방으로 변형시켜 시청자들을 모았다.

 

 

 


후원금 경쟁 엑셀 방송 성적 비하 욕설 난무

 

 

엑셀방송은 BJ의 이름을 엑셀로 정리하듯 나열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이름이다. 유명 BJ가 게스트 BJ 여러 명을 초대해 이들이 받은 후원금 순위를 화면에 띄워 경쟁을 유도하는 형식을 취한다. BJ들은 시청자가 제시한 미션을 수행하면서 후원금을 받는다. 주최자는 방송 후 게스트 BJ에게 기여도에 따라 수익을 분배한다.

방송에서 자극적인 경쟁이 벌어지기 때문에 후원 규모가 매우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자극적인 경쟁으로 후원금을 유도하는 방송은 인터넷 방송의 폐해로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이처럼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후원을 받으려고 도를 넘은 인터넷에 네티즌들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다. 한 네티즌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갈등을 일으켜 후원을 늘리려고 더 욕하고 부추기는 BJ들은 반성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였다.

상대방에게 과도한 비난과 선을 넘는 방송 형태에 대한 법적 조치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한 네티즌은 유튜브 영상 댓글에 "성적 비하 발언과 욕설 폭력이 난무하는 그런 방송에서 후원 유도하는 사람들은 이번 기회에 제도적으로 강력하게 처벌해주시길 부탁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한편 남양주 남부경찰서는 임씨와 음주방송을 진행한 BJ들을 불러 임씨의 사망 경위를 조사할 계획이다. 음주방송에서 발생한 성희롱 의혹도 조사 대상이다. 또 온라인상에서 제기되는 다른 여성 BJ의 자살방조와 모욕 등 범죄 혐의도 검토한다.

임 씨는 2005년 영화 파성난탁으로 데뷔해 2006년부터 레이싱 모델로 활동했다. 2014년 결혼과 함께 시범활동을 중단했고 2018년 이혼해 인터넷 방송인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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