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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억소리 수입차 역대 최대 10대 중 8대 법인이 샀다

임영재 2023. 1. 23.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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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차량용 반도체 대란과 고금리·고물가 등 경기침체 영향에도 불구하고 수입차 판매량은 역대 최대 기록을 세웠다. 차값이 1억원을 넘는 초고가 수입차 역시 불티나게 팔리며 역대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특히 1억5000만원이 넘는 '초고가 럭셔리 수입차' 10대 중 8대 가까이는 '법인차'였다.

23일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판매된 수입차는 28만3435대로 전년에 비해 2.6% 늘었다. 이는 KAIDA가 집계를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판매량이다. 지난해 현대차 내수 판매량이 5.2%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수입차 판매량은 더욱 두드러진다.

차값이 대당 1억원을 넘는 고가 수입차 판매량도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시장에서 판매된 1억원 이상 수입차는 7만1899대로 전년 대비 20%나 늘었다. 이는 지난해 판매된 전체 수입차의 25.09%를 차지한 것으로 4대 중 1대는 억 소리가 나는 수입차였던 셈이다.

차값이 1억5000만원을 넘는 이른바 '초고가 럭셔리 수입차' 판매량도 눈에 띄게 늘었다. 지난해 판매된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는 2만4356대로 전년에 비해 무려 27% 증가했다. 이 역시 KAIDA가 집계를 시작한 이후 최대 연간 판매량이다.

이는 브랜드별 판매량에서도 극명하게 드러난다. 차량 가격이 2~3억원대를 웃도는 벤틀리의 지난해 국내 판매량은 53.2% 증가했다. 람보르기니는 14.2%, 포르쉐는 6.3% 각각 증가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저렴한 중고차를 주로 판매하는 렉서스는 22.1%, 지프는 31.4%, 혼다는 27.9% 감소했다.

지난해 고가 수입차 판매량을 끌어올린 주요 요인으로는 법인차가 꼽힌다. 1억원 이상 수입차 중 법인 명의는 4만7338대로 해당 가격대 수입차 판매량의 65.8%를 차지한다. 1억5000만원 이상 초고가 럭셔리 수입차의 법인 구매 비중은 무려 78.2%에 달한다. 지난해 팔린 1억5000만원 이상 수입차 10대 중 8대 가까이는 개인이 아닌 법인이 구입했다는 얘기다.

롤스로이스의 경우 지난해 팔린 234대 중 213대가 법인 명의였다. 전체의 91%가 넘는다. 람보르기니도 403대 중 343대(85%), 벤틀리도 775대 중 598대(77%), 포르쉐도 8963대 중 5844대(65%)가 법인 명의인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차의 경우 구입비와 보험료, 유류비 등을 모두 법인이 부담하고 세금 감면 혜택까지 받을 수 있다. 업무용 차량 경비는 연간 최대 800만원까지 인정되며 운행기록부를 작성하면 최대 1500만원까지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다만 법인자금으로 구입한 차량을 개인 용도로 이용할 경우 업무상 횡령, 배임 등의 혐의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 규제가 허술해 법인차를 사적으로 유용하더라도 이를 막거나 처벌하기 어렵다.

정부는 법인차의 사적 운용을 막기 위해 6월부터 연두색 전용 번호판 도입을 공식화할 예정이다. 이는 윤석열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법인차 번호판 색깔을 일반차와 달리 구분해 탈세 등에 악용되지 않도록 사전에 방지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연두색' 전용 번호판 시행이 법인차의 사적 운용을 차단하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한다. 이는 '낙인' 효과 등 사회적 윤리 차원에 의존하는 규제일 뿐 법인차 구매 자체를 사전에 차단하는 실질적인 규제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선진국의 경우 법인차 등록과 관련해 높은 수준의 규제를 적용하고 있다. 미국이나 영국의 경우 법인 차량을 업무 차량으로 간주하고 출퇴근 시 이용하는 경우 사적 사용으로 간주한다. 싱가포르의 경우 법인차 등록 자체가 어렵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는 연두색 번호판 규제는 실질적인 규제로 보기 어렵다며 법인 차량을 사적으로 운용할 수 없도록 애초 통로 자체를 제도적으로 차단해야 하는데 연두색 번호판 규제는 사회적 책임에 크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싱가포르와 영국 등 해외 선진국 규제를 참고해 법인차 사적 구매에 대한 규제를 보다 촘촘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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