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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때 1박에 80만원 받고 제주호텔 눈물 세일

임영재 2023. 2. 18. 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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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진정되면서 '제주호텔 전성시대'도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열린 하늘길을 타고 한국인들이 잇따라 해외로 떠났기 때문이다. 빈자리를 채울 외국인들은 아직 제주를 찾을 준비가 안 됐다. 이 때문에 1년 전 이맘때 하루 40만원을 넘던 특급호텔 방값이 10만원대로 떨어졌는데도 빈방은 갈수록 늘고 있다.


17일 호텔 예약사이트 부킹닷컴에 따르면 제주 신라호텔과 롯데호텔의 다음 주 가장 작은 방(스탠다드룸)의 판매가격은 각각 40만원(평일 1박 기준 정상가)으로 책정됐다. 지난해 2월 가격이 70만~80만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1년 만에 반토막이 난 셈이다. 두 호텔 방값이 50만원 아래로 떨어진 것은 코로나19가 상륙한 2020년 이후 처음이다. 5성급 특급호텔인 신화월드리조트의 스탠다드룸 가격은 같은 기간 19만원대에서 40만원으로 떨어졌다. 4성급 제주 소노벨은 공실률이 40%(평일 기준)에 이르자 다음 주 스탠다드룸 가격을 14만원으로 낮췄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제주도 주요 특급호텔 1월 평균 객실 판매가격이 전년 동기보다 40~50% 하락했다"며 "1~2월 겨울방학 때 제주호텔 가격이 이처럼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제주호텔의 몰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가장 큰 이유는 해외여행 재개다. 선택지가 넓어진 한국인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기승을 부리던 시기 '콧대'가 높아진 제주 대신 일본과 동남아를 택하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올해 1월 제주 관광객은 1년 전보다 10.4% 감소했다.

빈자리를 외국인이 채워주길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해외에서 제주도로 직접 가는 노선이 싱가포르 태국 방콕 일본 오사카 대만 타이베이 등 4곳뿐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0월 이후 직항 노선이 추가된 나라는 단 한 곳도 없다. 제주를 가장 많이 찾는 일본인이나 중국인 관광객이 방문하려면 김포공항에서 한 번 갈아타야 한다.

오는 사람은 줄고 있지만 방은 코로나19 이전보다 훨씬 늘었다. 코로나19 기간에만 객실 수가 1600실에 달하는 제주드림타워를 비롯해 그랜드조선제주(271실), 파르나스호텔제주(307실), JW제주리조트&스파(198실) 등이 문을 열었다.

정부가 지난 11일 중국 입국자를 대상으로 단기 비자 발급 제한을 해제한 것도 당장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호텔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단기 방문비자와 업무를 위해 체류할 수 있는 상업무역비자만 정상화됐을 뿐 관광비자는 여전히 막혀 있기 때문이다. 관광비자 발급이 재개되더라도 방역 문제가 남아 있다.

카지노를 이끄는 호텔들은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당초 지난달 홍콩과 제주를 잇는 직항편이 다시 열릴 예정이었지만 정부가 중국 비자 발급을 중단하면서 없던 일이 됐기 때문이다. 카지노를 운영하는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관계자는 "1월 홍콩 노선 재개에 맞춰 손님 맞을 준비를 마쳤는데 망연자실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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